미국에서 한국 영화를 본다는 것.
그것도 집에서 20분 거리, 부에나파크에서.
상영관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괜히 마음이 먼저 올라갔다.
미국와서 처음 영화관이자 첫 한국영화!!

“엄마, 진짜 한국 영화야?”
아이들이 묻는다.
예고편에서 한국어 대사가 흘러나오자
아이들이 웃으며 말한다.
“와… 여기서도 다 알아들을 수 있어.”
그 말이 왜 그렇게 좋던지.
낯선 나라에서
아이들이 자막 없이 편하게 웃는 순간을 본다는 것.
그게 생각보다 큰 위로였다.

첫 방문, 그리고 소소한 발견
예전 CGV였던 그곳은
이제 Regency Theatres로 운영사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한국 최신작을 가장 빠르게 상영한다.
주말 티켓은 1인 $12.50
온라인 예매 시 티켓당 약 $1 Convenience Fee가 붙는다.
우리 가족 4명이 예매하면
약 $54 정도.
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날만큼은 계산보다 설렘이 앞섰다.
영화가 남긴 건 이야기보다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중간중간 속삭이며
“저 배우 알아!”
“엄마 저 장면 웃겨.”
나는 스크린보다
옆에서 웃는 아이들 얼굴을 더 많이 봤다.
미국에서의 하루는
늘 적응과 계산의 연속인데
그날만큼은 그냥 ‘관객’으로 앉아 있었다.
엄마도, 머니 디렉터도 아닌
그냥 영화를 보는 사람.
그게 참 오랜만이었다.
평온한 사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이 영화 장면을 다시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정서적 연결이었다는 걸.
낯선 나라에서
같은 언어로 웃는 시간.
그건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이다.
이번 주말,
나는 돈을 쓴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의 감성 잔고에 입금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