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대기업 재무팀에서 수조 원의 자금을 움직이며 숫자 너머의 진실을 읽어왔습니다. 이제는 그 예리한 감각을 우리 가족의 경제 펀더멘탈을 설계하는 데 쏟고 있는 ‘머니 디렉터’, 숫자 읽어주는 엄마입니다.
오늘 발표된 1월 고용 지표는 예상치를 두 배나 웃돌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완벽한 승리 같은데, 왜 시장은 환호 대신 깊은 고민에 빠졌을까요? 제가 직접 파헤쳐 본 ‘숫자 너머의 진실’을 공유합니다.
1. 13만 명 증가의 역설: “장부 수정”을 보셨나요?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고용은 약 13만 명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5~6만 명 수준)를 두 배 이상 크게 웃돈 수치죠. 겉으로만 보면 “미국 경제가 아직도 이렇게 튼튼하다니!”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하지만 재무팀에서 오래 일했던 제 눈에는 다른 숫자가 더 크게 보였습니다. 바로 ‘연례 고용 데이터 하향 수정(Benchmark Revision)’입니다.
- 재무적 해석: 기업으로 치면 작년 분기별 실적 발표는 매번 ‘어닝 서프라이즈’였는데, 연말 외부 감사에서 “사실 그 정도 수익은 아니었으니 작년 장부를 다시 고쳐라”며 대대적인 수정 분개를 한 셈입니다.
- 체크 포인트: 실제 작년 고용 규모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과거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숫자 하나는 강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과열’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2. 실업률 4.3% — 강한가, 둔화인가?
현재 실업률은 4.3% 수준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작년 3%대 초반과 비교하면 확실히 식어가는 흐름이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숫자 자체보다 ‘추세(Trend)’입니다.
- 급락은 아님: 경기가 무너지는 신호는 보이지 않습니다.
- 과열도 아님: 노동 시장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있습니다.
- 나의 생각: 연준(Fed) 입장에서는 금리를 급하게 내릴 명분도 없지만, 그렇다고 더 올릴 이유도 없는 묘한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3. 강달러의 역설: 좋은 뉴스인데 왜 부담일까?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시장은 바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고용 견조 → 금리 인하 지연 → 달러 강세 유지]의 공식이죠. 캘리포니아에 사는 우리에겐 이 흐름이 피부로 체감됩니다.
- 환율의 양면성: 한국에 송금할 때는 유리한 환율이지만, 정작 미국 내 마트 물가는 크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 인플레이션의 끈적함: 고용이 버텨주니 서비스 물가와 임금 압력이 지속되고, 결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Good news is bad news(경제가 좋다는 소식이 시장에는 악재)”라는 말이 실감 나는 대목입니다.

4. 2026년 금리 인하 전망, 더 늦어질까?
이번 발표 이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은 다시 조금 뒤로 밀렸습니다. 연준은 분명히 말합니다. “Inflation first.” 고용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 한, 물가가 확실히 잡힐 때까지 금리 인하 카드는 최대한 아껴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의 공부 노트 (WealthCalm Summary)
재무팀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이것이었습니다. “한 달 실적이 아니라 3개년 추세를 보라.”
경제도 같습니다. 오늘 13만 명이 늘었다고 미국 경제가 완벽하다고 말하기 어렵고, 작년 수치가 수정되었다고 위기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가계의 펀더멘탈입니다.
- 비상금은 충분한가?
- 고정지출은 관리되고 있는가?
- 고금리 환경에 맞는 자산 배분인가?
뉴스는 매달 바뀌지만 기초 체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모든 진실을 한 번에 말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뉴스를 단순히 소비하기보다 데이터를 공부하려 합니다.
오늘도 달러의 방향보다, 우리 집 재무제표를 먼저 점검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