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름을 읽는 엄마의 매크로 노트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요즘 유난히 ‘구리(Copper)’ 이야기가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주식 종목보다, 원자재 이름이 먼저 등장하는 건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재무팀에서 일할 때,
구리는 늘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렸습니다.
실물 경제의 컨디션을 가장 먼저,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금속이기 때문이죠.
휴직기를 보내며 다시 경제를 공부하다 보니
이 이름이 요즘 유난히 자주 떠오릅니다.
AI, 전기차, 에너지 전환…
겉으론 화려한 기술 이야기지만, 그 아래를 받치고 있는 건 결국 전기와 인프라, 그리고 구리입니다.

1. 공급은 느리고, 수요는 너무 빠르다
구리는 금처럼 바로 캐서 바로 쓰는 자원이 아닙니다.
광산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환경 규제와 인건비, 정치적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공급은 생각보다 쉽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반면 지금은 어떤가요.
- 전기차
- 태양광·풍력
- AI 데이터센터
- 전력망 교체
모두 구리를 전제로 움직이는 산업입니다.
재무적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 공급은 고정되어 있고,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구간
이때 가격은 방향을 바꾸지 않습니다.
2. 전기차와 에너지 전환, 구리는 ‘필수 비용’
전기차 한 대에는
내연기관차보다 3~4배 많은 구리가 들어갑니다.
배터리, 모터, 충전 인프라까지
전기가 흐르는 모든 길에 구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캘리포니아에 살다 보니 더 체감됩니다.
EV 충전소가 늘고, 태양광 패널이 올라가고,
전력 공사가 여기저기서 진행됩니다.
이건 유행이 아니라 정책과 인프라의 방향입니다.
기업 입장에선 “비싸서 안 산다”가 아니라
“비싸도 써야 하는 비용”이 되어버린 셈이죠.
3. AI의 꽃은 화려하지만, 뿌리는 전력이다
AI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늘
칩,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움직이는 건
어마어마한 전력이고,
그 전력을 연결하는 건 결국 구리입니다.
AI는 말을 하고, 계산을 하고, 답을 내놓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전기를 삼킵니다.
그래서 요즘 에너지와 원자재 이야기가
AI 기사와 함께 묶여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 Wealth View
예전엔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일을 했고,
지금은 내 삶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투자를 볼 때
“누가 제일 화려한가”보다
“누가 결국 꼭 필요한가”를 먼저 보게 됩니다.
구리는 조용합니다.
트렌디하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든 빠지지 않는 기반 자산입니다.
AI가 이기든, 전기차가 더 빨리 보급되든,
에너지 전환이 가속되든
그 모든 시나리오 아래에는
항상 구리가 있습니다.
이 글을 남기며
구리 가격의 상승은
단기 이슈나 투기적 테마라기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구조적 흐름에 가깝습니다.
휴직기를 보내며 경제를 다시 공부하는 이 시간,
저는 화려한 숫자보다
오래 버티는 기반을 더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쌓이는 자산.
구리는 그런 성격을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