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 이거 사줘.”라는 말의 무게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 이거 사줘.”
4학년 아들과 6학년 딸아이를 둔 저도
매일 겪는 장면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 순간이 단순한 소비의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이 말은 사실
아이에게 돈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니까요.
2. 우리 집의 작은 ‘가정용 대차대조표’
저희 집은 정기적으로 용돈을 줍니다.
그리고 반드시 세 칸으로 나누게 합니다.
- Saving (저축)
- Spending (소비)
- Giving (기부)
사고 싶은 장난감을 위해
오늘 간식을 포기하는 것.
지금의 선택이
내일의 결과를 만든다는 걸
아이들은 저금통 앞에서 배웁니다.
회사에서 예산을 짤 때 배웠던
‘기회비용’이
우리 집 식탁 위에서 다시 살아나는 순간입니다.

3. 숫자를 무섭지 않게 만드는 법
거창한 경제 수업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마트에서 우유 가격을 보며 말합니다.
“지난주보다 조금 올랐네.”
“왜 그럴까?”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1달러의 무게를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덧붙입니다.
“엄마가 버는 돈은
시간이랑 바꾼 거야.”
돈은 종이지만,
그 뒤에는 항상 시간이 있습니다.
이걸 이해하는 순간
돈은 ‘소비의 도구’가 아니라
‘선택의 도구’가 됩니다.
4. 미국식 용돈 교육에서 배운 것
미국은 용돈 교육이 꽤 명확합니다.
- 계약처럼 정해진 금액
- 부모의 개입 최소화
- 선택의 책임은 아이에게
레고를 사고 후회하는 날도 있고,
몇 달을 모아 더 큰 걸 사며 뿌듯해하는 날도 있습니다.
저는 그 실패를 막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실패를 경험한 아이가
큰 돈 앞에서 더 단단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5. 내가 진짜 물려주고 싶은 것
저는 아이들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길 바라기보다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카드값에 쫓기지 않고,
남의 소비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삶의 속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
어쩌면
지금 제가 배우고 있는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14년 동안 숫자를 다뤘지만,
결국 깨닫는 건 이것입니다.
돈은 버는 능력보다
다루는 태도가 먼저라는 것.
오늘도 우리 집 식탁 위에서는
아주 작은 경제 수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