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Notes #14 돈을 쓰지 않고 나를 채우는 법을 고민하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나를 채우고 있을까?’

김미경님(MKTV 김미경TV)의 유튜브를 보다가 김민식 작가의 한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돈 안 드는 취미, 공부, 혼자 노는 법을 터득하라는 이야기였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책상
Sunlight-filled desk with an open notebook, pen, and a warm cup of tea — a quiet moment of self-reflection without spending money

순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한편이 조용해졌다.
생각해보니 나는 오랫동안
취미에도, 쉼에도, 위로에도
늘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자연스러웠다.
열심히 일했고, 그만큼 벌었고,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소비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순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입이 멈춘 시간을 지나며
지출 하나하나에 의미가 붙기 시작했고,
‘돈을 쓰지 않으면 나는 비어버리는 사람일까?’
라는 질문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돈을 쓰지 않고 나를 채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펼치는 시간,
아무 목적 없이 노트에 생각을 적는 순간,
강의를 들으며 바로 결과를 내려 애쓰지 않는 태도,
혼자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짧은 쉼.

이 시간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결과도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시간들 이후의 나는
조금 덜 불안하고, 조금 더 나다워진다.

아마도 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더 갖는 법’이 아니라
‘의존하지 않고 존재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돈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삶이 빈약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안에서
내가 무엇에 흔들리고,
무엇에 평온해지는지가 더 선명해진다.

아직 답은 없다.
어쩌면 이 고민 자체가
지금의 나를 채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지갑을 닫고,
마음을 조금 열어두는 하루.

그것으로도
지금의 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