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고요함을
정체라고 부르지 말라고.
폭풍 전의 고요함이 아니라
꽃이 피기 직전,
가장 뜨겁게 응축된 시간이라고.
마음은 말한다.
오늘 내가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가장 단단한 ‘나’를 만드는
재료라고.
오늘도 어김없이
강의 영상을 켰다.
그중 한 문장이
화살처럼 날아와
마음에 꽂혔다.
“공부는
나를 지키는 가장 품위 있는 방법이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몰랐다.
그 울타리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었지만,
사실 끝까지 나를 지켜야 했던 건
울타리가 아니라
내 안의 실력이었다는 걸.
미국에서의 시간은
가끔 나를 작게 만든다.
영어가 서툴러서,
아는 이가 없어서,
소속된 곳이 없다는
막막함 때문에.
하지만 이런 시간에 대해
강의 속 목소리는
다르게 말한다.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는 이 시간이야말로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가장 깊이 키울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USCPA 책을 펼치고
낯선 용어들과 씨름하는 시간.
그건 단순히
자격증을 따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한 ‘나’라는 브랜드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회사도, 타이틀도 아닌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온몸으로 배우고 있다.
4년 뒤,
혹은 그보다 더 먼 시간을
조심스럽게 떠올려본다.
지금의 이 치열한 독학의 시간이
나를 얼마나 단단하고
품격 있게 만들어줄지.
오늘은
남의 시선에 나를 맞추지 않는 날.
오로지
나를 키우는 공부에
온 마음을 다하는 날.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
충분히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