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는 법

안녕하세요, Julia입니다.

요즘 자주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 잘하고 있는 걸까.”

뚜렷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가끔, 아무도 없는 조용한 오전에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그런 기분이 밀려옵니다. 뭔가를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느낌.

요즘 제 일상은 온통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애드센스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개인에서 법인으로 계정을 변경하며 더 길어진 시간을 견디고, 쇼피파이 샵 오픈의 엉킨 실타래가 풀리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도무지 늘지 않는 것 같은 영어 실력이 어느 순간 궤도에 오르기를 기다립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회사를 다닐 때의 삶은 명확했습니다. 전표를 입력하면 결재가 났고, 일을 하면 결과가 숫자로 찍혔으며, 분기가 지나면 다음 스텝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캘리포니아에서의 삶은 다릅니다. 분명히 인풋은 쌓이고 있는데, 아웃풋 창은 여전히 Pending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Pending 상태가 주는 무게감

재무팀에서 오래 일했던 저에게 확정되지 않은 숫자만큼 불편한 것은 없습니다. 애드센스 계정을 개인에서 법인(LLC)으로 변경하고 다시 승인을 기다리는 지금, 매일 아침 메일함을 확인하며 느끼는 그 미묘한 불확실함은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언제쯤 Approved라는 확정 도장이 찍힐까.”

질문은 끝나지 않고 이어집니다. 결과가 없는 시간은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흔듭니다.

그래도 매일, 엑셀 시트를 채우듯

그럼에도 저는 매일 무언가를 합니다. 결과가 보여서가 아니라, 그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10분, 어색함을 견디며 영어로 말을 내뱉습니다. 잘 안 됩니다. 혼자 말하다 웃기도 하고, 같은 문장에서 막히기도 합니다. 그래도 합니다. 영어 콘텐츠를 따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닐 때는 몰랐던 변화가 하나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퇴근 후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상태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소음처럼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게 나쁜 엄마여서가 아니라, 그냥 너무 지쳐있었던 거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은 하루를 끝까지 듣고, 함께 웃습니다. 짧은 대화지만 온전히 거기에 있습니다.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이 시간의 질이, 제 인생이라는 장부에서는 가장 큰 흑자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복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다

재무팀에서 일하며 배운 단순한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이자는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쌓인다는 것.

지금의 영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지고, 블로그 승인이 나지 않아 모든 글이 임시 저장처럼 보이더라도, 이 시간은 제 인생의 시계열에서 분명한 축적의 구간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매일의 10분은 결국 임계점을 넘게 만들고, 어느 순간 단리가 아닌 복리의 그래프로 전환됩니다. 그때의 변화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금의 반복이 만든 결과입니다.

지금 이 시간은 낭비가 아닙니다. 단지 미실현 이익이 잠시 대기 중일 뿐입니다.

Julia’s Life Note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어색해도, 확신이 없어도 — 그저 멈추지 않고 걷는 것.

그리고 가끔은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며 “오늘 뭐 했어?”라고 묻는 그 평온함을 충분히 누리는 것.

결과는 결국 도착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이 시간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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