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알려준 말
완벽하게 준비된 시작은 없다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오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도
새로운 길 앞에서는
길을 잃은 아이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마음은 말한다.
오늘의 이 서툰 첫걸음이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용기 있는 순간이라고.
오늘의 사유
어제,
USCPA 시험 접수를 위해
계정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버튼 하나를
누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숨을 골라야 했다.
한국에서는
14년 차였다.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다시 ‘0’이 된 기분이다.
용어 하나가 낯설고,
바뀐 시스템 하나가
벽처럼 느껴질 때마다
자존감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인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이
자꾸 마음을 두드린다.
예전의 나였다면
준비가 덜 되었다며
한 발 물러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선가 들려온 말이
마음을 붙잡았다.
마흔 이후의 공부는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살리는 근육이라는 말.
그래서 오늘은
완벽한 이해 대신
‘접수’를 택했다.
잘 모르는 상태로
시작하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모든 것이 낯선 이곳에서
나를 증명해 줄 것은
화려한 경력이 아니라
오늘 내가 누른
‘시작’ 버튼 하나라는 사실.
오늘은
서툴러도 괜찮은 날.
모르는 게 당연한 날.
그 막막함 속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간
나 자신이
조금은 기특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