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채우지 않아도 부유한 마음”

마음이 알려준 말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내 불안이 더 빨리 커질 때가 있다.

마음은 조용히 말한다.
지금은 돈을 버는 시간이 아니라
나”라는 자산의 가치를 다지는 시간이라고.

오늘의 사유

14년 동안
매달 당연하게 들어오던 숫자가 멈췄다.

처음에는
그 숫자가 나의 증명 같았고,
그게 사라지자
나의 쓸모도 함께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미국에 와서
마트에서 가격표를 볼 때마다
환율부터 떠올리며
마음이 먼저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하나가 분명해졌다.

부유함은
통장이 꽉 차서 오는 감정이 아니라
내 미래를 믿을 수 있을 때 생긴다
는 것.

지금의 공부,
지금의 준비,
지금의 흔들림까지 포함해서
이 시간이
미래의 나를 갉아먹고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

숫자는 잠시 멈췄지만
나의 가치는 멈추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게,
매일 조금씩,
복리처럼 쌓이고 있다.

오늘은
그 사실을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채우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부유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