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알려준 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시 배우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보며 느끼는 감정들은
대부분
아이보다
내 안에서 먼저 시작된다는 걸
마음은 알고 있다.
오늘의 사유
아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멈추는 순간들이 있다.
왜 이렇게 답답해졌을까,
왜 이 장면에서 유난히 예민해졌을까,
왜 괜히 말이 많아졌을까.
그럴 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이의 행동보다
내 마음이 먼저 흔들린 경우가 많다.
아이의 느린 준비에 조급해질 때,
그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기다리는 데 익숙하지 않은
내 모습이 드러난 순간이고,
아이의 실수에 마음이 올라올 때는
실수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예전의 내가 튀어나온 순간이다.
아이들은
나를 시험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 안의 오래된 태도를
조용히 비추는 거울 같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아이를 바로잡기 전에
먼저 나를 본다.
지금 이 감정은
아이에게서 온 걸까,
아니면
내가 아직 정리하지 못한
어딘가에서 온 걸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말의 온도가 달라진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아이를 완성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조정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아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