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순간부터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에 서지 않는다.
예전에는
시작하기 전에 기준을 세웠고,
끝나고 나면 스스로를 평가했다.
잘했는지, 부족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보완할지까지.
요즘은
그 과정이 많이 생략된다.
완성도를 먼저 떠올리지 않고,
속도를 재지 않고,
굳이 의미를 붙이지 않는다.
잘하려는 마음이 빠지니
의외로 남은 것들이 있다.
필요한 만큼만 집중하는 힘,
중간에 멈출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지나치게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는 태도.
예전보다 더 많이 하지도,
더 적게 하지도 않는다.
다만
덜 소모된다.
요즘의 나는
잘하려는 대신
지속할 수 있는 쪽을 선택한다.
그 선택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