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lth & Calm #10 미국 생활 9개월, 달라진 나의 소비 심리 5가지

미국 생활 9개월
돌아보면 소비 습관이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졌다.
단순히 돈을 아끼는 기술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지”가 더 뚜렷해진 변화였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서 책, 지갑, 펜이 놓여있는 차분하고 미니멀한 감성 테이블 풍경

1. ‘평균 가격’보다 ‘스트레스 안 받는 선택’을 고르게 된다

여기서 장을 보면
같은 우유라도 브랜드별로 가격이 꽤 차이가 난다.
초반엔 무조건 제일 싼 걸 골랐는데,
유통기한이 짧아 금방 버린 적도 있고
맛이 아이들 입맛에 안 맞아 다시 사러 나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 Trader Joe’s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정 제품
  • Costco에서 대용량으로 사면 스트레스 줄어듦

→ 이렇게 정해두니 ‘고민 비용’이 사라졌다.
값 차이가 아니라 내 일상이 덜 흔들리는 선택을 하게 된 것.

2. 갑작스러운 ‘불안 소비’가 확연히 줄었다

처음 미국 왔을 때는
낯선 환경 때문에 작은 걸 하나 사도 마음이 조금 안정되곤 했다.
컵, 보관용기, 간식, 홈데코…
“있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사놓고 쓰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지금은:

  • 살까 말까 고민되는 물건은 ‘일단 위시리스트’로 이동
  • 3~4일 후 다시 봤을 때 필요 없으면 삭제
  • 이 방법으로 이번 달만 ‘불필요 소비 6건’ 줄임

불안해서 사던 소비가 사라지니
지출도 줄었지만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3. ‘마음비’가 높은 물건일수록 오랫동안 잘 쓰게 된다

예전의 나는 “싼데 괜찮네?”에 많이 흔들렸다면
지금은 오히려
“이걸 쓰면 하루가 편해질까?”
이 기준이 더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면:

  • 매일 마시는 커피 → 좋아하는 원두로 변경
  • 매번 불편했던 주방 도마 → 좋은 걸로 바꾸니 만족도 ↑
  • 아이들 간식은 “조금 비싸도 안정적으로 먹는 것”으로 고정

작은 생활 도구 하나가
하루의 기분을 무너뜨리기도, 살리기도 한다는 걸 미국에서 더 느꼈다.

4. ‘필요한 소비’가 명확해지고, ‘잠깐의 충동’이 크게 줄었다

지금 생각하면 미국 생활 초반엔
“혹시 필요할지도 몰라”로 시작하는 소비가 많았다.
특히 Target·HomeGoods 같은 곳에 가면 ㅎㅎ
계획에 없던 물건이 카트에 들어가 있곤 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나고 나서 생긴 변화:

  • 집 정리 기준이 확실해지니 불필요한 것 안 사게 됨
  • 공간이 넓다고 해서 물건이 많을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음
  • 내가 쓰는 물건 목록이 명확해짐 → 중복구매 X

필요한 물건만 남기니
공간도, 지갑도, 마음도 정돈되었다.

5. 미국에서 소비는 ‘내가 어떤 삶을 만들고 싶은지’ 보여주는 언어였다

요즘 나는 물건을 고를 때
“이걸 쓰는 나의 모습이 어떤가?”를 상상해 본다.

예를 들어,

  • 크로스핏 등록 → ‘건강하게 살고 싶은 나’
  • 아이들 학교 관련 지출 → ‘가족 중심의 나’
  • 주방용품 업그레이드 → ‘집에서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나’

값 자체보다
그 소비가 나의 방향성과 잘 맞는지를 보게 되었다.

내 선택이 나를 설명하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삶을 만든다는 걸
천천히 배우는 중이다.

마무리

소비 심리가 변한 건 단순히 ‘미국 생활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는 동안
내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얼마나 아꼈는가”보다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

현재의 나는
조금 더 단호하고,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