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tarted buying flowers for myself.
작은 변화가 마음을 채우는 순간
요즘 나는
집에 꽃을 사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식탁 위가 너무 텅 비어 보이길래,
조용히 채워보고 싶었다.
처음엔 조금 낯설었다.
꽃을 사는 일이, 나 같은 사람에게 사치처럼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물을 갈아주고 향을 맡다 보면,
이건 사치가 아니라 쉼의 시작이었다.

오늘은 요리를 하다 청경채 밑동을 잘랐는데,
그게 장미처럼 피어 있었다.
괜히 한참을 바라봤다.
먹을거리였던 채소가 이렇게 고운 모양으로 다시 피어나다니.
‘내가 조금 여유로워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꽃이 아니라,
그냥 나의 하루를 예쁘게 해주기 위한 꽃이니까.
꽃을 사는 일은 결국,
나 자신에게 작은 안부를 묻는 일인 것 같다.
“괜찮지? 오늘도 잘 버텼어.”
그 말 대신, 나는 꽃을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