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알려준 말
말 한마디에도 잔고가 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말투 하나로
상대의 마음 계좌에서
조용히 출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마음은 속삭인다.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입금이라고.
오늘의 사유
재무팀에 있을 때,
틀어진 장부는 밤을 새워서라도 맞출 수 있었다.
숫자는 정직했고,
오차는 결국 계산으로 해결됐다.
그런데 아이와의 대화는
아무리 계산해도
결산이 맞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통은
‘감정의 계좌’를 관리하는 일이라는 것.
첫 번째. 감정은 이월된다
회사 장부의 미지급금이 사라지지 않듯,
무심코 던진 한마디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건 네가 잘못했지.”
“엄마 말 들었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
그 말은 당장 문제를 정리하는 것 같지만
아이 마음속에는
‘미지급 감정’으로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
예상치 못한 날
청구서처럼 돌아온다.
그래서 요즘 나는
하루에 한 번은
작게라도 상환하려 한다.
“아까 말이 좀 세게 나갔지.”
“그래도 엄마는 네 편이야.”
두 번째. 경청은 무위험 고수익 투자
우리는 늘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
빨리 고치고,
바로잡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하지만 소통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투자는
의외로 단순하다.
10분 동안
조언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그냥 듣는 것.
리스크는 거의 없고
관계의 신뢰라는 수익은
생각보다 크다.
세 번째. 단기 수익보다 펀더멘탈
지금 당장 아이를 혼내
말을 듣게 하는 건
단기 성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기업 가치’를 훼손한다면
그건 실패한 경영이다.
나는 요즘
결과보다 기반을 본다.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의 자신감.
순간의 통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신뢰.
오늘 저녁,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아이의 마음 계좌에
입금을 했을까,
출금을 했을까?”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문장쯤은
따뜻하게 남기고 싶다.
소통은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관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