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알려준 말
마음은 말한다.
지금 하기 싫어진 건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라
조금 많이 버틴 흔적이라고.
오늘의 사유
공부를 시작한 지
사실 얼마 되지도 않았다.
책을 펼쳤고,
연필도 들었고,
앉아는 있었는데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문장이 더 이상 읽히지 않았고
아는 단어도 낯설게 느껴졌다.
집중이 안 된다는 말로는
이 상태가 잘 설명되지 않았다.
그냥…
마음이 멀어져 버린 느낌.
‘이 정도도 못 버티나.’
‘이래서 언제 되겠어.’
습관처럼
나를 다그치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사실 그게 더 힘들었다.
그동안 나는
하기 싫은 순간을 잘 넘기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믿고 살았다.
힘들어도 한 번 더,
지쳐도 조금 더.
그런데 오늘은
그 방식이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덮었다.
도망치듯이 덮은 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제일 솔직한 시간 같았다.
공부가 싫어진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잠시 싫어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더 나아가지 않아도 괜찮다.
이만큼 온 나를
여기서 잠깐 멈춰 세워도 괜찮다.
내일 다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의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한 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지나간 하루다.